첫 디카를 살리기 위한 여정

오늘 서랍장 정리하면서 옛날에 쓰다가 망가진 카메라 상자가 있어서 버려야지 하고 상자를 꺼냈는데 그 안에 내 첫 디카가 들어있더라…? 그런데 이 상태

바이바이라고는 썼지만 좀 아쉬워서 (저 시점에서 배터리 커버를 여느라 한 이삼십분 썼음) 열심히 닦고 배터리도 빼보았는데 한쪽이 영 안 빠져서 버릴까 하다가 엄마가 송곳으로 빼줌ㅋㅋㅋㅋㅋㅋ

살아난줄 알았는데 문제는 전원 온오프만 되고 메뉴 버튼 같은 건 전혀 안 눌림. 상단 모드 다이얼도 전원 켠 상태에서 바꾸면 전환이 안 되고 한번 꺼줘야지 그 모드로 실행되는 것 같았음.

그래서 정말 버릴까 하고 나사를 풀어봤는데 안쪽에 배터리가 있다…? 예전에 포켓몬 3세대 게임팩 내부 배터리를 바꿔본 적이 있었는데 이것도 혹시…? 하는 마음에 구글해봄

파나소닉 다른 기종 얘기지만 이런 글이 나옴: https://www.dpreview.com/forums/thread/2832667
(대충 TZ3를 쓰다가 갑자기 카메라가 죽어서 TZ4를 샀는데 얘도 갑자기 죽어버림. 잘 쓰고 있던 카메라라 매뉴얼을 찾아봤는데 공홈 구독을 안 하면 매뉴얼 전체를 볼 수 없었지만 목록에 리튬 배터리 교체라는 부분이 있길래 배터리를 교체해봤는데 카메라 살아났다는 얘기)

덕분에 카메라 내부에 쓰인 배터리 모델명을 알게 되었지만 배터리가 지름 7밀리도 되지 않아서 너무 작은 거 아닌가 싶었는데 배터리 교체법을 유튜브로 보니까 하려면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일단 배터리를 주문해 봤으니까 고쳐진다면 나는 대충 열여덟살 먹은 디카를 손에 넣게 된다 (원래 내거였음)

+20240322

배터리 10개까진 필요 없어서 국내에서 4개 파는 데에서 주문을 했는데 거기도 품절이라 해외배송 해주겠다고 해서… 3주가 걸려서 배터리가 도착함.

유튭 설명대로 살짝 홈이 있는 부분에 드라이버를 넣고 지레처럼 배터리를 들어내니까 무사히 빠졌다. 끼우는건 훨씬 쉬워서 그냥 평평한 쪽을 딱 소리 나게 넣으면 끝

전에 AA 배터리만 바꿨을 때는 메뉴 이동이 굉장히 느려서 세월은 어쩔 수 없나… 싶었는데 내부 배터리를 바꿔주니까 이동도 빠릿빠릿해짐. 이제 집에서 옛날 메모리카드나 찾아서 2기가보다 큰 거 있으면 바꿔 끼워볼까 싶음. 어쨌든 카메라 부활 성공!

인줄 알았으나 가지고 돌아다녀 보니까 자꾸 배터리를 교체하라는 메시지가 떠서 부활 실패한듯ㅠㅠㅠ 다시 뜯기 귀찮으니 그냥 얌전히 보관만 합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