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라사와, 썰

동거편 썰 약간, 아랫글에 이어서

 

# 이사는 친구들이 도와줬음
애들은 다 보냈어?
네, 다들 고맙다고 했어요.
아니 당연한 거니까…… 휴일인데 네 친구들이 와서 이사까지 도와주고.
……선배 아직도 그것 때문에 삐졌어요?
삐지기는.
저도 애들한테 안 그래도 괜찮다고 했는데…….
했는데?
이제 집도 학교랑 가까워졌고 조금 넓어졌다니까, 나중에 여기서 신세질지도 모른다고 미리 선배한테도 잘 보이겠다고……. 아 걔가 아버지 트럭 빌리면 된다고 하잖아요.
……어떻게 다 너 같은 놈들만 골라서 사귀었냐.
그러니까…… 나중에 여기서 자고 가라고 해도 되지요?
뭐, 그럴 자리가 있으면.
제가 모치 선배랑 같이 자면 되니까 괜찮아요!
누가 재워준대?

#살림 합치는 중
사와무라, 이건 뭐냐?
예? 뭐요? —아, 그거 기숙사 옷장에 있어서 가져온 건데. 아직도 있었어요?
아직도 있었냐니… 이거 마스코 선배 거잖아?
그렇지요.
뭐 하려고 챙겼어?
그냥…… 거기 둬도 선배 건지 아는 사람도 없고—어쨌든 쓸 일이 있지 않을까 하고?
……이거 마스코 선배한테 이제 안 맞을 걸.
그런데 마스코 선배, 푸딩 대마왕이라는 말은 역시 마음에 안 들었던 걸까요, 두고 가게.
글쎄, 그건 다음에 오면 물어보고. 넌 옷장 정리 안 하고 뭐하는 거야!

#그이셔츠 경험 없음
정말로 안 맞을 줄은 몰랐는데.
딱 봐도 작잖아.
다이어트 하라는 소리로 들린 건 아니겠지요.
설마.
하지만 모처럼 왔으니까 자고 가도 된다고 했는데도 그냥 갔잖아요.
꼭 그것 때문이겠어.
……이거 가져도 된다는데 모치 선배가 입을래요?
아니, 푸딩 좋아하는 건 너잖아.
하긴 선배한테는 너무 크긴 하겠다.
야.

#두 개씩 있는 것들
선배, 선배. 드디어 가지고 왔던 가루비누 다 썼어요!
그럼 이제 그 통은 버리자?
예이예이.
섬유유연제는? 아직도 남았어?
아 그건 아직도 반 정도?
두 통이나 둘 필요 없는데 언제 다 쓰냐.
내 건 냄새가 다르다고 안 좋아 하면서.
내가 언제?
그럼 통이라도 버리게 섞어요?
아—그건 좀.
모치 선배 까다롭다니까.

#분업
계란 두 개밖에 안 남았는데 내일 아침에 오므라이스 먹을래요?
그래. 너는 밥이나 잘 볶아.
아 계란도 제가 두를 수 있어요! 이 사와무라를 뭐로 보고!
됐어, 저번에도 그랬다가 계란 다 찢어졌잖아.
어차피 입에 들어가면 똑같은데 까다롭기는.
네가 요리를 너무 대충대충 해서 그래.
대충대충 아닌데.

#푸딩
선배 게임 좀 그만 해요.
응—.
말로만. 빨리 안 오면 푸딩 내가 다 먹어요?
뭐 사왔는데?
봄 한정이요! 사쿠라모치!
그래?
……선배 그렇게 게임만 하다가 나중에 미유키처럼 안경 쓰게 되면 어떡하려고요.
야, 무슨 그런 끔찍한 소리를.

#택시비의 비율
아 맞다, 이삿날에 도와줬던 애들이 있잖아요.
응.
그날 선배 덕분에 저녁 잘 먹었다고 고맙다고 전해달래요.
참 빨리도 말한다.
까먹고 있었는데 이번 금요일에 같이 마시기로 해서.
금요일? ……늦을 거 같아지면 어딘지 문자 해.
왜요? 데리러 오게?
뭐—그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