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사와

#멘션받은_커플로_낼맘은없는_동인지_단문쓰기

 

은퇴 후의 기숙사 생활이 그런 것인지 알지 못했다. 사와무라가 보지 못한 곳에서 그랬듯이, 은퇴한 3학년들이 써온 방에 짐을 푼 것으로 긴 여름이 끝났다. 여름의 끝은 수험, 진로라는 또 다른 멀고 애매한 목표의 시작이었다. 여전히 기숙사 생활은 이어졌다. 다만 1,2학년들과는 조금 거리를 둔 채였다. 미유키를 비롯한 한 학년 위의 선배들이 그랬고, 사와무라의 학년이 그랬듯이, 한 학년 아래의 후배들도 똑같이 부딪히고 다시 뭉치면서 다음 해를 준비할 것이었다. 그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지금은 알게 되었다. 저녁 시간 식당문의 유리창 너머로 안에 모여 있는 후배들을 보면서 사와무라는 그런 생각을 했다. 지켜보는 쪽에 있는 생활이 다시 시작되었다. 낮이 되면 그라운드에는 새 주장과 부주장, 사와무라가 잘 알고 있는 후배들이 움직인다. 달라지지 않은 것은 그 한편에 있는 카타오카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이었다. 훈련을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보는 야구부는 조금 낯설었다. 분명 사와무라의 처음 시작도 이랬다. 투수는 포기하라는 말을 듣고, 공을 다루는 선수들을 지켜보았다. 익숙한 일이었다. 혼자서 하는 연습도 그랬다. 다만 어둠 속을 가볍게 달리던 사와무라는 이전에는 보지 못한 것을 보게 되었다. 신체제, 리빌딩 기간은 부족한 것을 다시 채워 넣기 위한 시간이었다. 다시 이상에 못 미치는 것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간.

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하지만 감독은 매년 그런 일을 해온다. 인정받고 싶은 사람은 많고, 등번호는 하나씩으로는 모자라고, 에이스라는 이름도—인정받았다고 자신했지만, 정말로 그런 것일까. 이제 와서 그런 생각이라니, 애매해진 앞날 때문에 지난 시간마저도 그렇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사와무라는 속도를 늦추었다. 드문드문 있는 가로등을 지나 어둠 속에 섰다. 저 앞 가로등 아래에는 이런 시간에도 선글라스를 벗지 않아 표정을 볼 수 없는 사람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