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이치/사와무라

#멘션받은_커플로_낼맘은없는_동인지_단문쓰기

 

“두 사람?”
“응, 두 사람.”

둘은 익숙한 숫자다. 코미나토 하루이치에게는 그랬다. 태어나서부터 혼자가 아니었다. 그와 형, 그리고 어머니와 아버지. 둘로 묶여 있었다. 그것이 본능이든 무엇이든, 하루이치는 두 사람이 되는 법을 안다. 우선은 얌전히, 눈에 띄지 않는 자리에서 주변 사람들이 모르게, 모르는 사이에 주변을 관찰한다. 이미 첫째 날부터 화려한 등장을 한 소년은 오늘도 시끄러웠다. 의외로, 잘 어울릴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한 것은 금방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달가운 일을 불러오지만은 않았지만, 괜찮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랬다.

둘은 안정적인 숫자다. 처음으로 접하는 타인, 그것이 아군이라면 다수의 시작. 사와무라는 그런 것은 금방 잊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사와무라에게는 분명 그것보다 큰 다른 숫자가 더 익숙할 것이었고—아니 사와무라는 그런 식으로 생각한 적도 없을 것이 분명했지만—그것은 수많은 둘로 나눌 수 있었다. 같은 방에는 쿠라모치 선배가, 같은 반에는 카네마루가, 같은 투수로는 후루야가, 배터리를 짜는 상대로는 미유키 선배가 있었다. 그렇지만 세이도에서 에이준 군이라고 사와무라의 이름을 처음 부른 것은 하루이치였고, 분명, 하룻치라는 별명으로 하루이치를 제멋대로 부르기 시작한 것도 사와무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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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는 게 재미있다는 거?”

하루이치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아쉽게도 지금은 같은 그라운드에 서지는 않는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로 만나는 빈도도 줄어들었지만, 경기장 밖의 에이준을 지키는 것은 지금도 꽤나 재미있는 일이다. 이전에도 그랬고 이후에도 그럴 것이다. 딱히 에이준이 인생을 어렵게 사는 것은 아니었지만, 분명 지금보다는 쉬운 방법은 있었다. 그러나 하루이치에게는 크리스 선배처럼 에이준의 스승이 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 그것도 인간관계에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