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 이츠키

좀 아까 올린 설정에서 타다노 이츠키는 이런 느낌으로 그려지고 있다

 

마이크를 앞에 둔 나루미야 메이는 완벽하다. 기자들과 카메라 앞에서, 인터뷰어의 질문에 대답하는 나루미야는 타다노 이츠키가 상상했던 나루미야 메이였다. 이츠키가 그와 같이 일하는 시간 중 매우 티끌만한 시간 동안만 볼 수 있는. 그렇게 생각하니 울적해 질 것 같았지만 때마침 답을 끝마친 나루미야가 이츠키를 향해서 싱긋 웃어 보인 것 같았기에 이츠키도 카메라 셔터 소리 사이에서 작게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인 후에, 포토찬스를 놓치지 않고 사진을 찍고 트윗을 올렸다.

press conference time for Mei 드라이버들 인터뷰 중입니다 pic.twitter.com/…

오늘 같은 경기 전 드라이버 인터뷰에 나루미야를 데려와 앉히는 것은 난이도가 매우 낮은 편이었다. 다른 때와는 달리 프레스 컨퍼런스는 꽤 좋아하는 일정인지, 시간을 맞추지 못할 것 같으면 나루미야가 오히려 이츠키의 이름을 부르면서 뭐 하고 있는 거냐며 화를 내기도 한다. 그리고 나루미야가 좋아하는 것은 특정한 잡지 인터뷰. 자주 있는 것은 아닌데다가 상당히 시간을 잡아먹는 편이지만 팬들의 질문을 받고 대답할 때의 나루미야는 이츠키가 아는 대외적인 모습보다는 조금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웃고 이야기한다. 카메라와 조명을 앞에 둔 것이라서 그런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인터뷰를 끝마친 후의 기분도 좋았던 것을 떠올리면 그런 것은 아닌 모양이다. 사실 나루미야가 싫어하는 인터뷰는 적은 편이고, 솔직히 나루미야가 싫어하는 것은 이츠키도 딱히 반기지 않는 종류의 인터뷰다. 5분 단위로 잘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경기 주간의 드라이버의 스케줄 안에 넣고 싶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들어가야 하는 것—그래서 최대한, 이츠키가 악역을 맡아서 짧게 끊을 수밖에 없는 것.

이츠키의 문제는 사실 나루미야의 인터뷰 태도라기보다는 인터뷰 자리까지 나루미야를 이동시키는 것이었다. 나루미야는 그 중간 과정을 매우 귀찮아했고, 이츠키에게는 아직 나루미야를 잘 다룰만한 노하우가 부족한 것 같았다. 사실 이 팀에는 나루미야를 잘 ‘다루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인데, 나루미야의 피지오테라피스트인 하라다나 레이스 엔지니어인 미유키는 정 반대의 방향으로 나루미야를 상대하고 있었고 이츠키는 일찍부터 그 두 사람의 방법은 자신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라다 씨의 경우에는 체격적인 차이가 있어서 가능한 방법 같았고, 미유키 씨의 경우에는 서로 간단하게 자기 할 말을 하면서 그 사이에 합의점을 찾아내는 것 같은데 이츠키는 그것이 두 사람의 의사소통법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에도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자신에게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인터뷰 중에 옆에 앉아있던 선수와 이야기를 나누는 나루미야를 바라보며 이츠키가 작게 한숨을 내쉬자 옆에 있던 와타나베가 말을 걸어왔다.

“타다노군 오늘도 피곤한가 봐.”
“오늘은—오늘은 아직 괜찮아요. 와타나베 씨야 말로 피곤해 보이는데요.”
“응……. 이 전에 있었던 미팅에서 사와무라가 나올 생각을 안 해서 조금 급하게 데리고 왔거든.”

아아. 이츠키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인터뷰석의 두 번째 줄에 앉아서 지루한지 양 손을 쉬지 않고 움직이는 동갑내기의 드라이버를 바라보았다. 질문이 던져질 때면 언제나 한마디씩 기자단에게서 웃음을 끌어내는 드라이버라서, 아, 지금도 질문이 들어오자 눈을 반짝이면서 마이크를 입 앞으로 끌어서 입을 열었다. 하지만 몇 단어를 내뱉지도 않았는데 벌써 말실수를 저질러서, 그걸 제대로 말하겠다고 말을 고치는 와중에 이번에는 발음을 잘못 해버려서, 큭큭 소리를 죽이며 웃는 소리가 이츠키에게도 들려왔다. 이번에는 와타나베가 한숨을 쉴 차례였다.

“와타나베 씨도 언제나 고생이세요.”
“그렇지 뭐.”

 

아무래도 좋은 부가설명 및 이후의 썰

1 이츠키는 나루미야를 나루미야상이라고 부르지만 트위터에서 영어를 쓸 때는 Mei라고 쓴다. 트윗은 짧을 때는 영어와 일본어 2개국어로, 글자수가 모자라면 같은 내용을 쓴 트윗을 영어와 일본어로 두 번 올린다.

2 나루미야가 좋아하는 인터뷰는 F1 Racing(실존잡지명)의 You Ask The Questions 시리즈. 언제 또 하지 않을까 기다리고 있지만 1년에 한 번 정도밖에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 거다.

3 싫어하는 건 버라이어티계 방송촬영. 하지만 최근 매우 늘어나서 이츠키도 나루미야도 괴로워하고 있다. 이 불평은 주로 마사상이 고스란히 듣는다.

4 이츠키나 나베는 팀을 따라서 비행기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일을 할 정도의 체력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