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TERVIEW & afterwards

afterwards

 

인터뷰를 끝내고 잡지사에서 온 기자들을 보낸 후에야 두 사람은 기숙사 방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사와무라는 오늘이 일주일에 한 번 훈련이 없는 날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작년, 아니 1학년 가을, 도쿄도대회에서 우승하며 센바츠 진출을 확정지었을 때부터 세이도를 방문하는 기자들이 늘어났다. 작년에는 인터뷰 대상은 주로 후루야와 미유키, 그리고 간혹 쿠라모치였기에, 사와무라와 인터뷰라는 것은 팀 전체에 대한 취재가 아닌 이상 인연이 없는 것이었다.

그랬던 것이 작년 여름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여름고시엔에서의 활약과 뒤이은 2년 연속 센바츠 진출 결정. 후루야에 이어서 사와무라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처음에는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의 평범한 일상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다만 훈련 시간이 줄어드는 것만은 싫었다—물론 사와무라에게는 거부권이 없었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수업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작한 인터뷰가 끝나자 벌써 저녁 식사 시간이 가까워져 있었다. 평소에는 들어갈 일이 없는 스탭룸에서 나오자 바깥 공기가 시원했다. 휴일이라고 해도 대부분의 부원들은 실내연습장이나 다른 곳에서 자율연습을 하고 있거나, 방에서 쉬고 있는 것인지 밖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으아, 피곤하다.”

기지개를 켜며 사와무라는 복도를 걸었다. 옆을 걷고 있던 후루야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하품을 하며 눈을 깜빡였다. 사와무라는 문득 작년 봄 센바츠에서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후루야를 떠올렸다. 사와무라는 그때 후루야에게 인터뷰 하는 것이 어떤 기분이었는지 묻지 않았었고, 후루야도 그런 것을 자랑하는 일은 없었다. 지금 와서야 사와무라는 부러워만 보이던 그것이 이렇게 지치는 일이라고 깨달았다. 그리고,

“있잖아 후루야. 오늘은 평소보다 말 없었던 거 아냐?”
“그랬어?”
“너 다른 때는…… 대답도 잘 했던 것 같은데 오늘은 별로 그렇지 않아보여서. 오늘은 내가 다 말한 것 같아.”
“너랑 같이 있었으니까.”

사와무라는 문득 느낀 위화감에 대해서 후루야에게 물었다. 마이크 앞에서 말하는 법을 사와무라보다 먼저 깨우친 후루야는 평소 학교나 기숙사에서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기자들 앞에서는 그래도 말을 하는 편이었다. 지금의 후루야를 보면 용케도 잡지 한 페이지를 꽉꽉 채운다고 생각한 것이 꽤나 옛날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나 오늘은, 적어도 사와무라가 보기에 그렇지 않았다. 후루야는 주저 없이 고개를 젓자 납득할 수 없었던 사와무라는 다시 입을 열었다.

“아니야, 너 오늘은 뭔가 이상했다니까. 얼마 전만 해도 150킬로가 어쩌니 했으면서. 뭐 기분 나쁜 일이라도 있었어?”
“아니.”
“정말?”

기숙사 건물 계단을 내려와 5호실은 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다. 사와무라는 이번에도 후루야가 고개를 젓는다면 그대로 방에 들어갔다가 5호실까지 내려오는 것은 금방이었다. 사와무라는 이번에도 후루야가 고개를 젓는다면 그대로 방에 들어가서 저녁식사 전까지 쉬거나, 실내연습장으로 향할 생각이었다.

이번에는 후루야는 잠시 입을 다물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아까 느꼈는데…….”
“응.”
“너랑 처음 만났을 때 이야기 같은 거. 너한테도 이야기한 적 없는 건데, 다른 사람들한테 알려지는 건 싫어.”
“어…….”
“아까 질문 때문에, 계속 그런 생각이 들어서.”

예상하지 못한 말이었다. 사와무라가 무심코 걸음을 멈추었을 때 후루야는 그를 지나쳐 몇 발자국을 앞서간 후에야 멈추어 섰다. 뒤를 돌아본 후루야는, 사와무라가 그의 말에 놀란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는지 의아하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런 생각 하고 있었어?”
“응. 얘기하니까 닳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

단호한 표정이었다. 후루야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은 상상하지도 못한 채로 답을 이어가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린 사와무라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후루야의 눈을 피한 채로 사와무라는 입을 열었다. 방금 전보다는 작은 목소리였다.

“나랑은 반대네.”
“어?”
“지금은 그때랑은 다르게 이만큼 친해졌으니까. 조금은 자랑하고도 싶었는데….”

싫었구나, 중얼거리면서 사와무라는 멋쩍게 웃었다가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것은 매우 사와무라 다운, 비겁한 행동이라고 후루야는 생각했다. 이렇게 미안해하는 모습을 본 이상, 이제는 먼저 말을 꺼낸 후루야가 더 미안해질 뿐이었다. 후루야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 발을 내딛어 사와무라의 앞으로 다가갔다. 있잖아……. 두 번째 손가락 끝마디를 살짝 잡자 사와무라는 눈을 마주쳤다.

“그렇게 생각하는 거면, 괜찮은 거 같아.”
“그래?”
“응.”

후루야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사와무라도 안심한 듯 웃으며 후루야의 엄지를 만지작거리다가 손을 떼어놓았다. 다시 방으로 향하는 걸음을 계속한 사와무라는 이번에는 제대로 후루야의 눈을 바라보면서 웃었다.

“네가 싫다면 이제부터는 거짓말이라도 할까?”
“음…… 안될걸. 네가 다 얘기했으니까, 이제 와서는 무리.”

여전히 후루야는 두 사람만의 이야기를 마이크 앞에서 하는 것은 싫다고 생각했지만, 앞으로 다시 나올지도 모르는 질문보다는 지금 사와무라의 웃음소리를 듣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며 사와무라의 뒤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