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감

사와른전력. 코슈 →사와. 연재분 최신호까지의 네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신1학년들이 많이 나옵니다. 사와무라는 나오지 않습니다.

 

“아…… 그날은 정말 큰일이었지. 사와무라 선배 화내면서 카네마루 선배네 방으로 들어가 버렸으니까.”

입학 첫날부터 그런 걸 볼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는 쿠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아사다가 덧붙였다. 그러고 보니 쿠키는 그날 늦게 합류했지—당시에는 정말 필사적으로 두 사람이 으르렁거리는 걸 멈추려는 생각으로 가득해서 잊고 있었다. 그날 일을 생각하자니 아사다는 다시 웃음이 났지만, 맞은편에서 젓가락을 들던 손을 내려놓고 조용히 그를 노려보는 오쿠무라를 보고 슬며시 고개를 숙이고 얼마 남지 않은 밥을 한 젓가락 떠서 입에 집어넣었다.

“카네마루 선배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서 다행이지. 나도 사와무라 선배가 갑자기 찾아와서 말한 것 때문에 얼마나 걱정이었다고.”
“식당에까지 도로 찾아올 정도로 말이지?”

테이블에 팔을 기대고 쿠키가 묻자 세토도 씨익 웃었다. 두 사람이 웃는 모습에 아사다는 조금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귀를 기울였다. 그가 사와무라를 끌고 식당을 나간 후에도 일은 끝나지 않은 모양이었다. 한동안 기숙사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근처에서 멍하니 있던 아사다는 한숨을 내쉬고는 혼자 터덜터덜 5호실로 돌아갔기에 그 이후에 식당에서 일어난 일은 알지 못한다.

“오쿠무라도 편하지는 않았던 모양인데 뭐. 너랑 사와무라 선배가 나가고 나서 영 기운이 없었던 거 보면.”

쿠키는 아사다와 아사다의 옆에서 시끄럽던 선배가 식당에서 떠난 후 묵묵히 밥을 먹고 그릇을 씻던 오쿠무라의 모습을 기억했다. 한숨 같은 것을 내쉬지는 않았지만 선배에게 지기 싫다는 듯 꼬박꼬박 말대답을 하던 모습을 노려보던 것과는 달리 자리에 앉은 다음의 모습은 영 풀이죽어 보였다. 주인이 떠난 집에서 쓰다듬어 주는 손을 그리워하는 강아지처럼. 그러나 쿠키가 입을 다시 열려던 차였다.

“너희들, 연습 안 가고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딱, 하는 소리를 내며 오쿠무라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아직도 밥공기에는 바닥을 덮고 있는 밥이 남아있는 것을 보면 오쿠무라가 세 공기를 다 클리어가기까지는 아직도 시간이 조금 남은 모양이었다.

“새 친구들이랑 친해지기…?”
“너한테 필요한 거—특히 사와무라 선배랑.”

세토와 쿠키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뀐 오쿠무라의 표정에 아사다는 며칠 전의 악몽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세토가 얼른 쿠키를 끌고 식당에서 먼저 빠져나갔고, 눈 앞의 오쿠무라는 털을 곤두세우고 그르렁대는 것을 멈추고 마지막 한 숟가락을 입에 넣었다. 약속한 것도 아니었지만 오늘도, 아사다는 오쿠무라와 비슷하게 식사를 끝마치게 되었다. 그가 식기를 다 닦았을 때 오쿠무라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기… 사와무라 선배는…”
“알고 있어.”

아사다가 말하려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오쿠무라는 정말 알고 있을까 하는 의심은 없었다. 조금 늦기는 했지만 아사다가 사와무라와 캐치볼을 하면서 알게 되었던 것을, 이제는 오쿠무라도 알고 있을 테니까.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