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루사와

 

뒷줄에서 오늘 버스데이보이는 두 번째 줄에서 경기를 시작하게 되었는데—라는 인터뷰어의 말이 들려왔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런 말일 것이다. 누가 생일인 모양이었다. 후루야는 두 번째 줄에 누가 있었더라 하고 떠올려 보았다.

경기는 2주에 한 번 꼴로 있었지만 생일과 겹칠 때도 있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었다. 데뷔하던 해에는 그런 것을 따질 여유도, 솔직히, 없었다. 후루야의 생일은 7월에 있었다. 시즌 중반이었고, 첫 해에는 라구나 세카를 앞둔 시기였다. 라구나 세카는 프리미어클래스만 출전하는 히든 클래스였기 때문에, 최상위 클래스의 선수들과 팀을 제외하고는 모두 짧은 여름방학을 누리게 된다. 후루야는 간만에 집으로 돌아갔다. 딸기가 올라간 생크림 케이크 위로 열여섯 살을 나타내는 초가 올라갔다. 그리고 며칠 후에는 작은 광고 촬영이 있어서 도쿄까지 가야 했다. 그 다음 주에는 사와무라와 만나서 모토크로스를 타러 갔다가, 같이 밤을 새서 라구나 세카전을 보았다. 생일이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 다음 해에는 심리적으로 조금 더 여유로워졌다. 프리시즌 테스트 때부터 후루야도 같은 팀 크루 멤버들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거나, 저녁 때 호스피탈리티에서 열리는 가벼운 파티에 참가하기도 했다. 2년차가 되던 해, 후루야의 생일은 경기가 있던 주말의 목요일이었다. 크루치프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러 호스피탈리티로 들어가자 테이블 위에 아직도 조금 낯선 스타일의 케이크가 있었다. 쭈뼛거리며 테이블 앞에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후루야의 어깨를 두드리는 손이 있었다. 곧 얼굴은 케이크에 파묻혔다. 왁자지껄하게 웃는 소리에, 후루야도 미소를 지은 채로 얼굴에 묻은 크림을 닦았다. 다음 날, 사와무라는 어째서인지 어제가 후루야의 생일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연습이 끝나면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말했다—매니저 누님한테 부탁할 테니까! 사와무라는 의기양양한 태도였고 결국 그 말대로 저녁은 서킷 밖에서 먹게 되었다. 경기 일정과 생일이 겹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포디엄에 오른 사람은 셋. 토도로키와 후루야와 사와무라. 이 멤버라면 언제나 그렇듯이 국가 연주가 있은 후에 사진 촬영을 한 후에 인터뷰를 하러—그렇게 생각하던 후루야는 샴페인을 들고 오는 사람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걸 받은 것은 사와무라였다. 시상식을 몇 번이나 구경한 보람이 있었는지, 사와무라는 병을 흔들더니 단숨에 뚜껑을 열었고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짓고는 그것을 후루야에게 뿌렸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앞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곧 토도로키의 웃음소리가 들렸고, 그가 후루야의 뒤에 숨는 것이 느껴졌다. 샴페인이 얼굴에 더 끼얹어졌다.

얼굴에 뿌려진 샴페인을 손등으로 닦으면서 후루야는 사와무라에게 중얼거렸다.

“너 샴페인…….”
“어, 오늘부터 열여덟이거든.”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세 사람은 시상대 위로 다시 올라가라는 사인이 내려졌다. 눈을 비비자 눈이 따가웠다. 몇 번이나 눈을 깜빡거린 후에 후루야는 헬멧과 물병을 집고는 사와무라의 옆에 섰다. 사진 촬영 후 인터뷰룸으로 이동하면서도 계속 눈에 손을 가져가는 후루야에게 사와무라가 물었다.

“샴페인 맛은 어때?”
“따가워. 선글라스 쓰고 올 걸.”

후루야의 대답에 사와무라는 만족한다는 듯이 웃으면서 앞장을 섰다.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

후루야는 인터뷰석에 자리를 잡으면서야 사와무라에게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오늘 우승을 한 버스데이보이가 다시 한 번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