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음

토죠 + 사와무라 + 카네마루

페이지2부터 7월 15일 매거진에 실린 에필로그3에 나온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와무라가 얼핏 본 얼굴은 처음 보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미유키의 미트에 공이 들어가, 이렇게 하는 거라고 사와무라에게 소리쳤을 때, 사와무라는 그 공을 던진 토죠를 올려다 보았다. 공을 던진 얼굴은 앞머리에 가려져 있어서 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만족한 듯이 살짝 올라간 입꼬리. 잘 웃는 성격이라 평소에도 자주 볼 수 있는 그런 것이라기에는 조금 달라서 어딘가 위화감을 느꼈다. 놀라움 속에 스며든 모습은 길게 남지 않았다. 사와무라의 박수에 토죠가 멋쩍은 표정을 지었기에 금방 사라졌다. 그리고 카네마루가 말을 걸어왔기에 토죠는 사와무라에게 등을 돌렸다.

“응, 놀랐어. 생각보다 간단해서.”

얼굴은 보이지 안았지만 본인도 안심한 것인지 어깨에 조금 힘이 빠지는 것이 보였다. 곧이어 농담처럼 내일 시합은 양보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카네마루의 말에 사와무라는 정색했다. 그 사이에 웃음소리가 작게 섞인 것 같았다.

변화구. 오치아이 코치가 말한대로—위닝숏. 내일 시합에서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침대에 누운 사와무라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가라앉히면서 실내연습장에서의 일을 되돌아보았다.

“토죠는 그런 얼굴을 하는 구나.”

희망 포지션 투수. 현재는 센터. 몇 개월 전 봄, 1이닝을 끝낸 것으로도 지쳐서 수건으로 얼굴을 덮은 채 벤치에서 숨을 고르고 있던 것이 토죠라는 것을 사와무라는 이미 잊고 있었다.

 

카네마루는 기억했다. 고등학교에 올라오고 처음 맛본 클래스의 차이.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첫회. 그 후에는 완전히 지쳐버린, 아니 무너져버린 모습이었다. 시니어 시절에 4강 경기에서 졌을 때도, 그 다음 해 그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한 채 패배했을 때도 카네마루가 보아온 토죠는 저런 모습을 보인 적은 없었다.

경기가 끝난 후에, 나중에, 이야기 할 것이 많을 것이었다.

점심시간, 카네마루는 토죠가 있는 A반까지 가는 길에 바로 옆반에 있는 코미나토와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사와무라를 지나쳤다. A반의 문가에서 토죠를 부르자, 같은 반의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던 토죠는 나중에 계속 이야기하자며 손을 흔들고 카네마루에게 다가왔다.

시끄러운 곳을 피해 매점에서 사온 빵봉지를 뜯었다. 아마 오늘은—카네마루는 지난 번의 경기에 대해 토죠가 무슨 말을 하기를 아직도 기다리고 있었다.

“신지 무슨 일 있어? 왜 그렇게 쳐다보는 건데?”
“아,아니—아무것도 아니야.”

모른 척 하는 것인지 정말 아무것도 할 말이 없는 것인지. 오늘도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카네마루는 샌드위치를 입에 물었다.

“있잖아, 신지…”

상급생들과의 시합이 끝난 후 그 경기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카네마루 뿐이었다. 그렇기에 언젠가는, 카네마루는 토죠가 무언가 말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얼굴을 가리고 있던 수건을 치우고, 마운드에 다른 누군가가, 둘이나, 올라서 분위기를 바꾸었다. 토죠도 그것을 같이 보았다.

카네마루는 토죠에게서 다시 한 번 선배들이 잘 한 것이라는 변명을 듣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결정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게 아쉬움으로 가득한 얼굴로, 웃어봐야 미련밖에 전해지지 않지만.

“—그래.”
“……그게 다야? 다른 말, 할 거 없어?”
“내가 뭐라고 한다고 결심을 바꾸지도 않을 거잖아.”

코웃음을 치며 답하자 토죠는 신지답다며 웃었다. 카네마루는 그런 표정도 너답지 않다는 말을, 음료수와 함께 속으로 넘겼다.

 

이 다음 페이지에는 에필로그3 네타가 약간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