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와른전력 #4 마운드

후루사와로 사와른전력. 3학년 설정.

내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2013년 국체가 도쿄라는 걸 여기서 써 보았다.

내일은 마지막 공식전의, 마지막 경기였다. 준결승 전의 첫 경기를 배정받았던 세이도는 결승전 진출을 확정지은 후 남은 경기를 관전하고, 이제 구장을 떠나는 길이었다. 마지막 공식전이 니시고쿠분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하치오지시민구장이라는 것이 후루야에게는 조금 묘한 기분이었다. 결국 고시엔을 제외한 전국대회 경기는 대부분 근처에서 겪게 되었으니까. 경기가 끝나자마자 구장 정리가 시작되었다. 아침에 후루야가 섰던 마운드도 내일을 위해서 다시.

무대의 한가운데인 저 자리를 두고, 후루야가 사와무라와 주인공 자리를 두고 다투는 라이벌이었던 것은 그리 오래 전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주역이 한 사람이 아니어도 된다는 것은, 후루야도 사와무라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때였다. 사와무라는 그때의 일을 즐거운 듯, 웃으면서 회상하곤 했지만 후루야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보다 미숙한 모습 때문인지 조금 부끄럽기도 해서, 그렇게 웃으면서 말할 기분은 들지 않을 때가 많았다. 하지만 그런 질문은 한 번씩 그에게 던져졌기에 후루야는 그저 마이크와 카메라가 사라진 후에야 길게 숨을 내쉬곤 했다—아무렇지 않게 싱글거리는 사와무라를 바라보면서.

그것도 내일이면, 고교야구에 대한 추억의 마지막이 될 것이다.

“안 내려오고 뭐 하는 거야. 다들 기다리잖아.”
“아 잠깐……”

생각하느라고—생각보다 오랜 시간동안 멍하니 있었던 것인지 사와무라가 부르는 소리에 후루야는 고개를 돌렸다. 후루야를 향해서 계단을 뛰어올라온 사와무라는 조금 찡그린 표정이었으면서도 후루야를 출구로 끌고 가는 대신 후루야 옆에 서서 잠시 같이 구장을 내려다 보았다.

“결승 내일이네.”
“응.”
“혼자 감상적이 되기라도 했어?”
“조금은…… 1학년 때도 생각나서.”

후루야의 대답에 사와무라는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곧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후루야를 바라보았다.

“1학년 때 말이지—그래서 사토루 군은 아직도 구장에서 버스를 못 찾고 헤매는 겁니까?”
“아니거든?”

후루야가 발끈 하며 대답한 것을 본 사와무라는 먼저 계단을 한 칸 내려가며 웃었다.

“하하. 그러면 가자. 너무 늦으면 카네마루랑 하룻치한테 혼날거야.”